[경전에 푹 빠지다] 행복을 원하는 이들이 해야 할 일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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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31 2019년 03월호 [경전에 푹 빠지다] 행복을 원하는 이들이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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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은소리맑은나라 작성일19-04-02 15:5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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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마가다국의 아자타삿투왕이 부왕을 죽음으로 내몰고 왕위를 차지한 뒤 시간이 흘러 부처님을 뵈러 나아갑니다.

화려하게 치장한 코끼리를 타고 후궁들을 수도 없이 거느리고서 왕의 위엄을 뽐내며 숲으로 나아가는 길. 그런데 무려 천이백오십 명의 스님들이 모여 있다면 시끌벅적할 터인데 숲속은 고요했습니다. 눈부신 달빛만 환히 길을 비추고 있었지요.

왕은 불현듯 두려워졌습니다. 행여 주치의가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려고 술수를 부린 게 아닌가 싶었지요.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적막강산일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나를 적군에게 팔아넘기려는 것은 아니겠지?’

왕의 두려움을 알아차린 주치의 비사카는 그를 안심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몇 번이나 주치의에게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천천히 조심조심 앞으로 나아간 왕은 부처님 계신 강당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습니다.

, 이 스님들은 어찌 이리도 평안하고 고요하단 말인가. 내 아들인 우다야 왕자도 이렇게 평온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로 이때!

왕께서는 지금 아들을 생각하고 그리 말씀하고 계시는군요. , 이리로 와서 앉으시지요.”

나직하고 맑은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부처님이었지요.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부처님은 아자타삿투왕을 반기며, 그 속마음까지도 꿰뚫어보고 계셨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부처님을 이제야 친견하게 되었습니다.

왕은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게 자신을 맞이하는 부처님에게 나아가 절을 올린 뒤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 이에 왕은 부처님에게 어떤 말씀을 꺼낼까요?

뜻밖에도 경전에서는 좀 엉뚱하다 싶은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왕은 그토록 망설이다 용기를 내서 왔으면서도 이런 질문을 합니다.

이 세상에는 온갖 직업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일을 해서 그것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행자들도 현재에 수행을 하면 행복한 결과를 맞게 될까요? 막연하게 그냥 깨닫는다라는 것 말고 세속 사람들처럼 현재에 눈에 보이는 어떤 결과를 누리게 될까요? 그것이 궁금합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아니, 수행하는 데에 무슨 과보를 생각하는 거지? 과보를 따지면서 수행하는 건 수준이 너무 낮은 거 아닌가?’

하지만 모든 일에는 다 그에 따른 결과가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어떤 일을 하면 어떤 결과가 찾아올 것인지를 잘 헤아려서, 이왕이면 나에게 이롭고, 좋고, 나를 행복하게 해줄 그런 일을 하는 것이 좋겠지요.

 

어떤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살아가는데 울다 웃으며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정말 이롭고, 정말 좋고, 정말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행복을 안겨줄 일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부처님은 수행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속에서 아무리 천한 일을 하고, 신분이 낮아서 왕의 부림을 받더라도 그가 세속을 떠나 진지하게 수행하면 그는 더 이상 왕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왕에게 존경받고 공양을 받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지요. , 수행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고, 사람으로서 가장 고귀하게 살아가는 일

이라는 말입니다. 사람 가운데 가장 큰 권력을 지닌 왕도 귀의하고 존경하게 되니, 수행을 어찌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부처님 법 안에서 수행하여 도를 이루면 위없이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게 되니 이 또한 수행자가 현세에서 얻게 되는 가장 큰 과보라고 말씀하십니다. 꼭 세상 사람들의 존경과 공양을 받는 것뿐만이 아니라 스스로도 번뇌를 완전히 떠나 깨달음을 얻어서 맑고 깨끗하고 행복한 해탈의 경지를 누릴 수 있으니 수행이야말로 부처님이 가장 적극적으로 권하는 선업이라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이따금 이런 말을 합니다.

, 이번 생은 안 돼! 그러니까 다음 생에

하지만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다음 생을 어떻게 기약할 것이냐고요. 좋은 일,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면 그건 이번 생에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생도 몇 년 뒤가 아닌, 지금 당장 해야 합니다. 내일이 먼저 올지 내생이 먼저 올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니까요. 그러니 부처님이 권하는 가장 가치 있는 일, 즉 선업을 짓고, 보살로서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기쁘게 살아가는 일이야말로 이번 생에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부처님 말씀입니다.

 

악업은 어떻습니까? 선업 짓기도 벅찬데 악업을 지을 수는 없습니다. 두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과 지금 이야기를 주고받는 왕은 바로 그 악업을 지은 사람입니다. 그것도 자신을 세상에 존재하게끔 인연 맺어준 제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몬, 극악한 악업입니다.

짐작하건대 왕은 선업이든 악업이든 지으면 반드시 그 과보가 따른다는 것을 부처님 입을 통해서 확인받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업을 지으면 그 과보가 따른다는 것, 이 이치가 인과법입니다. 왕은 부처님 앞에서 자신이 업보, 인과법을 잘 알고 있음을 에둘러서 고백한 것입니다. 수행이라는 선업을 지으면 즐거운 과보가 따라오지만 남의 생명을 해치거나 해치게 시킨 일은 악업이고, 거기에는 괴로운 과보가 따라온다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음을 말이지요.

 

부처님은 지금 이 달 밝은 밤에 아자타삿투왕이 찾아와서 뜬금없이 수행하면 어떤 즐거운 과보가 따라오는가를 묻는 이유를 파악하셨지요.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서 천천히 그에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왕은 더이상 견딜 수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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